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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워크카페를 위하여, 수동 커피머신 <레버프레소>를 산 이유와 아쉬운 점. +사용법

Good Goods 2023. 1. 3.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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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스튜디오를 열었다.

홍대에서 작은 스튜디오를 열었다. 작업실이 없어 이곳저곳 공유오피스를 전전하던 생활을 드디어 청산하고 내 전용 컴퓨터를 설치할 수 있는 나의 작업실이 생긴 것이다. 그냥 개인작업실이면 작업실이지 왜 스튜디오라고 부르냐고? 왜냐면 그새 함께 일하게 된 팀원도 생겼기 때문이다. 나름 감독이 되었고,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사장이 되었다.

올해까지 계약이 되어있는 데다가 시설을 아주 많이 바꿀 수 있는 곳은 아니라서 없으면 없는 대로 최대한 적게 들여놓고 살아가고 있다. 나를 포함해 상주하는 팀원은 세명. 주로 재택근무를 하고,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모여서 회의를 하고 흩어지는 형태로 운영 중이다. 어쨌든 상주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커피는 필요하다.

이유 1. 카페를 가려니 돈이 너무 든다.

홍대에 있는 우리 스튜디오는 대학가지만, 대학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있다. 말인즉슨 빽다방 수준의 저가의 테이크아웃 전문 카페가 근처에는 없다는 뜻이다. 날이 더워지면서 더욱 밖에 나가는 것이 싫고, 근처 카페만 이용하게 되는데 테이크 아웃 할인을 받아도 3500원부터 시작하는 비용이 매일 나가다시피 하니 은근히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었다.

이유 2. 커피는 필요하지만, 아무 커피나 먹을 순 없어.

말그대로 커피는 필요하지만 인스턴트커피를 먹진 않는다. 홍대 스튜디오 근처에는 볶음 정도를 A~D로 나누어 판매하는 카페도 있고, 그 유명한 테일러 커피도 두 곳이나 된다. 이미 우리는 맛있는 커피에 길들여져 있는 것이다. 한 번쯤 편의점 커피를 사다 냉장고에 둔 적이 있는데 결국 그 커피는 거의 다 내가 마셨다. 라테는 좋아하지 않고 아이스아메리카노만 마시는 팀원들은 결국 나가서 사 먹곤 했다.

그래도 드립커피는 좀, 그렇잖아?

인스턴트 커피와 라떼를 안마실뿐이지 뭐 딱히 팀원들이 엄청난 커피 애호가들은 아니다. 그저 매일 커피를 마셔야만 일을 할 수 있는 현대인일뿐이지. 그렇기에 드립커피라는 대안도 있었지만 파워 한국인 입맛인 우리가 더운 여름날 생각할 수 있는 음료라곤 맥주 혹은 아이스아메리카노뿐이었다. 겨울에도 아이스를 고집하는 얼죽아 팀원들도 많았고. 그래서 드립커피도 탈락! 

그래서 샀다, 레버프레소 

한손에 잡히는 앙증맞은 사이즈가 특징이다. 휴대용 커피 수동 머신이라는 말에 맞게 귀엽고 어디 올려두어도 예쁘다.

 

커피 수동 머신 <레버프레소> 사용법

 

에스프레소 수동머신인 레버프레소는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다.

대충 유압기, 커피 퍽, 필터, 커피를 받칠 받침 되겠다. 여기에 커피를 꾹꾹 눌러 담고, 

꾹 눌러준다. 옆에 잔 커피들은 제거해준다. 

프레스(유압기)에 커피를 넣고 돌려서 닫아주면 된다.

 

아참, 여기 필터를 꽂아서 닫아줘야 한다.

잘 잠겨있나 확인하면 일단 준비 진짜 끝.

 

끓는 물을 미리 담아와서 위쪽 공간에 넣어주면 된다. 이때 우리 사무실에는 커피포트가 없었어서 정수기에서 뜨거운 물을 받아와서 넣어주었다. 

여기서부터가 수동 머신의 진가를 발휘하는 아날로그적 커피 추출 방식인데, 이렇게 양쪽 레버를 쭉 따라 올려준 다음,

다시 압착하듯이 쭈욱 내려주면 끝이 난다. 

꽤 풍부한 크리머가 있는 에스프레소가 나왔다. 맛도 좋았다.

 

 

아쉬운점

 

역시 아름답고 세련되고 있어 보이는 것들 뒤에는 수고로움이 따른다. 커피를 딱 한잔 추출하고 나면 이렇게 다시 분해해서 커피를 쏟아주고, 치우고, 정리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필터도 꼼꼼하게 잘 치워주어야 하고, 물에 닿는 것들은 곰팡이가 생기기 쉬우니 잘 말려주는 것도 하나의 과정이 되겠다.

 

 

결국

 

우리 사무실에 두고 쓰려고 했던 수동 에스프레소 커피머신 <레버프레소>는 우리 집으로 가져와서 쓰게 되었다. 휴대용이라는 말은 1인용이라는 말을 함축하고 있다. 사람이 3명만 모여도 이걸 다시 씻고 커피를 넣고, 내리고, 씻고 내리 고를 반복하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귀중한 업무시간을 낭비하는 기분도 들었다. 결국 우리 스튜디오에서는 근처 커피집을 단골로 만들고 다니는 것으로 행복한 결말을 맞이하였다. 그리고 우리 집에 가져온 이 녀석은 가끔, 아주 가끔, 시간이 많을 때 분위기를 내며 커피를 마시고 싶을 때 마시기도 하지만... 음 어쩐지 재택근무가 이어진 집에서도 귀찮음이 많아지면서 멀어지게 된 친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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