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독립을 준비하며 우리는 다이소에 간다. 자취방에 어울리는 여러 가지 다양한 것들이 준비된, 없는 것 없이 다 있는 다이소. 우리 집의 소소한 물건들 중에도 다이소 물건이 많다. 하지만 어쩐지 밥솥은 적당히 저렴하고 적당히 쓸만한 것으로 사고 싶지 않았다. 매일 사용하는 것은 불편함 없이 좋은 것을 사용해야 한다는 나의 소비 철학 때문이다. 밥을 짓는 일은 죽을 때까지 지속될 아주 오랜 수련 과정이자 생존의 역사가 될 것이다. 밥을 안 짓고 만두를 쪄 먹거나, 국을 끓이거나, 갈비찜을 하거나 먹고사는 모든 일이 밥솥에서 이루어진다. 그렇기에 아무거나 살 수는 없었다. 그래서 샀다. 휘슬러 압력밥솥. 본가에서 엄마가 사용하는 밥솥은 20년도 더 된 압력밥솥이었다. 아침마다 밥을 지어 나를 키워냈다. 자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