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is Good Goods?

나는 왜 작업용 책상으로 식탁을 골랐나? 라미에스 라미에르 원목 식탁

HaHaHoHo_Do 2020. 4. 1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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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공간은 작업실 같았으면 해!

라미에스의 라미에르 식탁은 마감이 좋은 편이다.

지난 글에서 '내 공간 만들기' 프로젝트 첫 단계로 침대를 구매한 일을 기억하실는지 모르겠다. 사실 뭔소린가 싶어도 상관은 없다. 나는 원룸 자취방을 '잠만 자는 공간'이 아니라 '내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다. 모두들 그런 로망 하나쯤은 가지고 있지 않나. 나는 내 집이라는 꿈은 포기하였으므로, 내 공간을 만드는 꿈만큼은 실현시키고 싶었다. 그리고 그 공간은 이왕이면 작업실 같은 느낌이 났으면 했다. 왜냐고? 나는 그림을 그리는 취미를 가지고 싶었기 때문이다. 쓰고 보니 뭔가 지어낸 이유 같다. 근데 진심이다. 물론 매스미디어 속의 소박하지만 멋들어지게 꾸며진 프리랜서나 예술가들의 공간, 혹은 주인공들의 예쁜 방의 영향도 무시 못 하겠다.  현실을 모를 어린 시절에는 <빨강 머리 앤>의 초록 지붕 집 같은 곳에서 살고 싶다는 꿈을 꾸기도 했으니까. 이런저런 매체에서 보여주는 목가적인 분위기에 대한 환상의 잔재가 분명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마음이 가장 컸다. 그림을 잘 그리냐고? 아니, 괴발개발 수준에 불과하다. 그림이랍시고 보여주면 낙서냐고 답이 올, 그런 정도의 수준. 그럼 왜 그림을 그리냐고? 그냥 내가 창의적인 사람이 아니라 할 지라도, 창의적인 행위를 하는 게 즐거웠다. 취미는 '즐기는 일'이지 잘하는 일은 아니잖아? 여하튼 작업 공간을 만들기 위해 책상을 새로 알아보기 시작했다. 양반다리로는 오래 작업하는 것이 힘드니, 의자까지 구비된 책상으로!

 

서럽도다! 원룸 살이

책상이 아니라 식탁을 선택한 건, 전적으로 폭 때문이다. 책상에는 이런 폭을 지닌 것이 없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1인 가구들, 자취러들이 그렇듯, 작은 원룸에 책상을 들여놓는다는 건 공간의 여유를 잃는다는 말과 같다. 학생이면 모를까, 직장인인 내게 책상은 어쩌면 불필요한 가구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작업용 책상을 원했고, 내 방에 책상을 둘 수 있는 여유 공간을 계산했다. 나를 위한 공간이기에 더더욱 나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여유 공간과 책상에 쓰고 싶은 공간의 합의점을 찾아야 했다. 저녁마다 기존에 있는 가구들을 옮겨보며,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여유 공간의 범위를 비교해보고 결정했다. 책상 들여놓는다고 빨라 건조대를 못 놓으면 안 되니까! 사실 다음 단계가 훨씬 더 어려웠다. 부자가 아닌지라 예산도 한정되어 있었으므로, 책상의 재질이나 프레임의 종류나 디자인 등의 부분에서 확고한 원칙이 필요했다. 내가 손톱만큼이라도 양보가 가능한 것과 눈곱만큼도 양보할 수 없는 것들을 정리했다. 일단 1차적으로 책상들을 검색해서 살펴본 후, 내가 정한 원칙은 다음과 같다.

 

1. 무조건 나무 책상일 것 (단, 이왕이면 원목이 더 좋으나, 원목은 더럽게 비싸니까 합판도 OK)

2. 책상의 길이는 내가 정한 사이즈보다 짧아도 괜찮으나, 폭은 최대한 넓은 것이어야 함

3. 깔끔한 디자인일 것 (레트로풍 느낌이 나면 더 좋을 것 같으나, 필수 사항은 아님)

4. 이왕이면 세트로 의자가 있는 책상 (별도 추가 구매해야 해도 괜찮음. 의자의 높이가 책상과 맞는 게 중요)

5. 너무 저렴한 책상은 내구성이 약할 우려가 높으므로, 너무 저렴한 것은 오히려 피할 것

6. 되도록 기사님이 직접 설치해 주는 서비스가 포함된 제품으로 구매할 것 (침대의 추억을 잊지 말자)

 

이렇게 정한 원칙 안에서 온갖 인터넷 몰에서 책상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원목 책상, 나무 책상, 그냥 책상... 위시리스트에 넣었다가 뺐다가... 마음에 드는 디자인의 책상이 있었긴 했다. 하지만 내가 정한 원칙에서 ‘폭’이 맞지 않아서 구매를 선뜻하지 못했다. 책상을 찾다 보니 대체로 폭이 넓지 않고 긴 공부용 책상만 있었고, 작업용 책상은 폭이 넓지만 길이와 폭이 모두 거대한 테이블만 있었다. 그렇게 좀만 더 찾아보자 한 것이 두 달이 되었다. 그냥 위시리스트에 채워둔 폭이 좁은 책상들 속에서 골라야 하나, 치열한 고민에 휩싸였다.

 

유레카! 의외의 곳에서 원하는 것을 발견하다.

식탁이 있으면 원룸방에서도 홈파티 느낌을 낼 수 있다.

책상이 이렇게 고르기 힘든 것이었다니! 침대가 더 어려울 줄 알았는데, 책상이 의외로 훨씬 레벨이 높았다. 그냥 지금 골라둔 것에서 사야겠다고 포기할 때, 추천 상품에 식탁이 떴다. 원목 식... 탁...? 추천 상품이 보여준 원목 식탁은 엄청나게 비싸서 바로 굿바이 했지만, 의외의 곳에서 내가 원하는 책상을 찾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식탁은 다양한 반찬과 밥을 두기 위해 폭이 책상보다 넓은 것이 많았기 때문이다! 왜 이렇게 폭에 집착하는 느낌이 드나 싶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책상은 책을 펴놓고 집중하기에 좋도록 좁게 만들어진다. 대신, 다른 책들을 놓기 좋게 길게 만들고. 나는 그림도 그리고, 가끔은 재택근무도 하고, 밥도 먹고, 글도 쓰는 데 불편함이 없는 책상을 원했다. 특히 그림을 한 번이라도 그려보았다면, 물통부터, 팔레트, 종이 등 필요한 물품이 많다는 것을 알 것이다. 이때 책상 폭의 중요성이 두드러진다. 옆으로만 물건을 두어야 한다면 몸을 많이 움직여야 하지만, 앞으로도 물건을 둘 수 있다면 바로 손만 뻗으면 된다. 그래서 나에게 책상의 깊이감은 매우 중요한 포인트였다.

 

식탁이 의외로 책상으로 적합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그때부터 원목 식탁, 나무 식탁을 엄청나게 검색하기 시작했다. 전생에 나는 무슨 죄를 지었기에 헛짓거리를 두 달간이나 했던 것인지! 내가 원하는 느낌과 사이즈를 만족시키는 제품들이 엄청나게 쏟아졌다. 위시리스트에 먼저 담겨 있던 책상들과는 안녕을 고하기 시작했다. 내가 세운 원칙으로 아무리 비교해봐도, 책상은 식탁보다 원칙을 덜 만족시켰다. 비록 내가 원하는 레트로풍 디자인은 없었지만, 깔끔한 디자인의 제품이 많았기에 크게 서운하지는 않았다.

 

유명하지 않아도 괜찮아! 라미에스 원목 가구

좁은 공간에서 식탁 구성품을 모두 활용하기.jpg

내가 최종적으로 선택한 제품은 라미에스의 라미에르 4인용 원목 식탁 세트 (구성: 식탁 1, 벤치 1, 의자 2) 제품이다. 당시 할인 행사로 배송비 포함하여 25만 원 정도로 구매했다. 현재는 검색해보면, 동일한 세트 구성의 제품만 약 26만 원대다. 실제로 제품을 받았을 때도, 상당히 만족도가 높았다. 만듦새도 깔끔했고, 거친 부분도 없었다. 부실한 느낌 없이 단단하고 묵직한 - 사진 그대로의 느낌이 나서 좋았다. 약간 냄새가 나긴 했지만 심하지는 않았고, 며칠 창문을 열어두니 괜찮아졌다. 친구들을 초대해서 놀기에도 좋았고, 작업용 책상으로도 만족도가 높았다. 친구들에게는 카페 분위기가 난다는 평을 들으니, 두 달간의 생고생이 잊히는 듯했다.

 

벤치는 의외로 활용성이 좋게 느껴졌다. 구조를 바꿀때, 책장용도로 사용할 것 같다.

반년이 넘은 지금도 라미에스의 라미에르 원목 식탁을 굉장히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다. 만족도가 높은 나머지, 브랜드에 대한 만족도도 커졌다. 그래서 언젠가 조금 더 넓은 원룸으로 이사를 가거나, 투룸으로 이사를 가게 된다면, 추가로 가구를 구매할 때 나는 라미에스의 원목가구를 먼저 찾아볼 것 같다. 특히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투룸에서 살게 된다면 이케아 우토케르 침대는 소파로 사용을 하고, 라미에스의 라미에르 침대 라인을 구매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가구들은 비슷한 느낌일수록 좋으니까! (지금의 방에는 사이즈가 맞지 않아 살 수 없다. 지금은 역시 우토케르가 최고의 선택이었다) 가구 쪽은 잘 모르는 편이긴 하지만, 라미에스는 엄청나게 유명한 브랜드는 아닌 것 같다. 자체 쇼핑몰을 가지고 있고 여러 판매처가 있기는 하지만, 어디서 들어본 브랜드는 아니기 때문이다. (아니면 나만 몰랐을 수도 있다) 아무튼, 우드톤의 따스한 분위기로 나만의 공간을 꾸미고 싶다면, 이케아만큼 유명하지는 않지만 라미에스의 가구를 추천한다. 전체적으로 디자인이 심플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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