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만 자는 곳이 아니라, 내 공간을 만들고 싶은 욕망 나만의 공간이라는 로망은 도대체 언제부터 시작된 걸까. 애니메이션 에 나온 초록 지붕 집 속 앤의 공간을 보고 난 이후일까. 아니면, 학창 시절까지 내 방이 없었던 것의 반작용일까. 내 방에 대한 욕구는 확실히 아닌 것 같다. 자취를 한 지 오래되었지만, 자취하면서도 언제나 나만의 공간을 꿈꿨기 때문이다. 음... 하긴, 언제 떠날지 모르는 자취방에서 무언가를 꾸며보는 일은 조금 모험적인 일이긴 하다. 게다가 뜻하지 않게 이사를 자주 했던 나로서는, 최소한의 가구로만 사는 것이 이득이었다. 이사 비용과 수고로움을 크게 줄일 수 있으니까. 첫 직장을 얻고서도, 내 자취방은 기껏해야 서랍장과 앉은뱅이책상이 생겼을 뿐이었다. 자취방은 그저 잠만 자는 공간이..